초등학생 영어 문법을 가르치다 보면 같은 포인트를 몇 달 사이에 여러 번 다시 설명하게 된다. 학생이 그 자리에서 문제를 풀었는데 시간이 지난 뒤 비슷한 문장에서는 또 틀리는 일이 있었다.
기초가 서로 연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필요한 규칙만 잠깐씩 배우고 넘어가는 구조도 원인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다시 설명할 범위를 정하려면 학생이 규칙을 알아보는지, 오류를 찾는지, 새 문장을 만드는지부터 나누어 볼 필요가 있다.
be동사와 일반동사부터 다시 헷갈리는 경우가 많았다
초등학생들이 자주 틀리는 문법 중 하나가 be동사와 일반동사다.
예를 들어,
He does his homework.
라고 써야 하는 문장에서
He is do homework.
처럼 be동사와 일반동사를 함께 사용하는 경우가 있다.
학생에게 “동사가 무엇인지 찾아봐”라고 하면 찾는 학생도 있다. 하지만 문장을 직접 만드는 Writing으로 넘어가면 다시 구조가 무너지기도 한다.
인칭대명사에서도 비슷한 오류가 나온다.
She hates me.가 되어야 하는 문장을 She hates I.라고 쓰는 경우가 있다.
개별 규칙을 하나씩 물어보면 알고 있다고 답하는데, 실제 문장에서는 그 규칙들을 동시에 적용하지 못하는 것이다.
3인칭 단수 s는 정말 여러 번 설명하게 된다
특히 반복해서 설명하게 되는 것이 3인칭 단수다.
He likes soccer. She watches TV.
처럼 주어가 he, she, it일 때 현재시제 일반동사에 -s나 -es를 붙이는 규칙이다.
이 문법을 처음 보는 것도 아니다. 이미 배운 학생에게 다시 물어보면 설명을 들었던 기억은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실제 문제나 Writing에서는 He like soccer.처럼 다시 s를 빼먹는다.
내 수업에서도 같은 문법 포인트를 반년 동안 여러 번 짚은 적이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다시 기억하지 못하는 학생들이 적지 않았다.
설명할 때는 아는데 시간이 지나면 다시 모른다
학생들이 문법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것만은 아니다.
교재에서 해당 문법 페이지를 펼치면 위에 개념 설명이 있고, 바로 아래에 확인 문제가 몇 개 있다. 그 자리에서 다시 설명해주면 학생들도 이해하고 문제를 푼다.
문제는 그때뿐인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수업이 끝난 뒤 복습을 거의 하지 않고, 다음 수업에서는 또 다른 Reading, Listening, Writing 내용을 배운다. 문법 역시 하나의 개념을 충분히 반복하고 확장하기보다 필요할 때 짧게 다루고 넘어가는 경우가 있다.
그러다 보니 학생 입장에서는 문법이 서로 연결된 하나의 체계라기보다 수업시간마다 잠깐씩 등장하는 개별 규칙처럼 남을 수 있다.
이런 수업에서는 그날 문제를 맞혔어도 나중에 같은 규칙을 꺼내 쓰지 못하는 경우가 있었다.
다시 설명하기 전에 어느 단계가 어려운지 본다
처음에는 정답을 고르는 문제, 다음에는 틀린 부분을 찾는 문제, 마지막에는 같은 규칙으로 문장을 만드는 과제를 나눠볼 수 있다. 아래는 각 단계가 다른 것을 확인한다는 뜻으로 만든 예시다.
She (like / likes) music.에서 고르기는 하지만 빈칸을 주면 쓰지 못한다면, 보기 없이 형태를 꺼내는 연습을 따로 할 수 있다.Does she likes music?에서 틀린 곳을 찾지 못한다면 do/does와 일반동사 형태를 함께 확인한다.I like he.에서 동사는 찾지만 he를 그대로 둔다면 주격과 목적격의 자리를 먼저 본다.
세 과제는 점수로 서열을 매기는 검사가 아니다. 이미 정답을 본 문장만 잘 쓰는 것과 새 문장에서도 규칙을 적용하는 것을 나눠보려는 방법이다. 하나의 오류와 수정 이유는 문장 오류 기록지의 작성 예시처럼 짧게 남길 수 있다.
초등 영어 문법은 기초부터 하나의 체계로 연결할 필요가 있다
내가 직접 문법 커리큘럼을 만든다면 기초부터 다시 연결해서 가르쳐보고 싶다는 생각을 자주 한다.
다만 어려운 문법 용어를 먼저 외우게 하는 방식은 피하고 싶다.
‘인칭대명사’, ‘지시대명사’처럼 용어를 얼마나 정확하게 외웠는지보다,
- 문장에서 누가 행동하는지
- 동사가 무엇인지
- be동사인지 일반동사인지
- 주어에 따라 동사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 목적어 자리에는 어떤 형태가 필요한지
같은 문장 구조를 먼저 익히게 하고 싶다.
그 구조가 잡힌 뒤 필요한 문법 용어를 붙여도 늦지 않다고 생각한다.
궁극적으로는 문법 문제를 맞히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영어 문장을 읽고 직접 쓰고 더 높은 수준의 문제에서도 구조를 판단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 목표가 되어야 한다.
초등학생 영어 문법이 계속 부족해 보인다면 같은 규칙을 한 번 더 설명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할 수 있다.
학생이 무엇을 외우지 못했는지보다, 지금 배우는 문법이 이전에 배운 내용과 제대로 연결되어 있는지를 먼저 확인할 필요가 있다.
학생이 막힌 규칙을 골라 다시 연습할 때는 영국문화원의 어린이 문법 설명과 인쇄용 연습 자료도 참고할 수 있다. 문법 항목을 전부 다시 풀리기보다 지금 틀린 문장에 필요한 규칙 하나부터 고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