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 영어 비문학 독해, 스토리북과 다르게 가르친 부분

초등 영어 비문학 독해 수업에서 과학 지문을 읽는 모습

스토리북에서는 줄거리를 따라오던 학생이 과학 지문에서 갑자기 멈추는 일이 있었다. 북두칠성, 행성, 자성처럼 한국어로도 낯선 개념이 영어 핵심어로 등장하면 단어 하나를 알려주는 것만으로는 글이 이어지지 않았다.

초등 영어 비문학 독해에서는 영어를 읽는 일과 새로운 개념을 배우는 일이 겹친다. 그래서 이 글은 단순히 단어가 어렵다는 설명 대신, 영어에서 막힌 것인지 개념에서 막힌 것인지 구분하는 데 초점을 둔다.

비문학에서는 단어 하나를 몰라도 타격이 더 컸다

학생들이 초등 영어 비문학 독해에서 가장 먼저 막히는 것은 역시 단어였다.

수업 전에 단어 공부를 제대로 해오지 않으면 문장을 읽는 것부터 어려워지고, 그러면 문맥을 통해 의미를 추측하는 것 역시 쉽지 않다.

스토리북에서는 한 단어를 몰라도 등장인물이 어디에 있고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알면 대략적인 흐름을 따라갈 수 있다.

반면 과학 지문에서 핵심 단어를 모르면 그 단어가 글 전체의 중심 개념일 수도 있다.

예를 들어 행성이나 자연현상을 설명하는 글에서 중요한 과학 개념 자체를 모른다면 주변 문장을 읽더라도 무엇을 설명하는 것인지 알기 어렵다.

그래서 비문학에서는 단어를 모르는 것과 내용을 모르는 것이 훨씬 빠르게 연결되는 경우를 자주 봤다.

단어 준비 자체가 리딩에 미치는 영향은 초등학생 영어 단어 암기, 학원만 다닌다고 해결되지 않는 이유에서도 별도로 정리했다.

한국어 뜻을 알려줘도 개념 자체를 모르는 경우가 많았다

조금 더 어려운 문제는 영어 단어를 한국어로 번역해줬는데도 학생이 그 뜻을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였다.

실제 수업에서도 이런 경우가 많았고, 학부모 상담에서도 비슷한 고민을 들을 때가 있었다.

학생 입장에서는 한국어로도 처음 접하는 개념인데 그것을 영어 단어와 영어 문장으로 동시에 배워야 하는 셈이다.

이럴 때는 단순히

“이 단어의 뜻은 이것이야.”

라고 알려주는 것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먼저 그 개념이 무엇인지 학생이 이해할 수 있는 수준으로 풀어줘야 하고, 그 다음에 다시 영어 지문으로 돌아와야 할 때도 있다.

그래서 비문학을 어려워하는 학생에게 무조건 영어 실력이 부족하다고 말하기도 어렵다고 생각한다.

영어를 몰라서 어려운 것인지, 영어로 설명하고 있는 개념 자체를 처음 접해서 어려운 것인지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

영어와 개념 중 어디에서 막혔는지 나눠보기

아이의 반응먼저 확인할 것다음 설명
영어 단어를 읽지 못한다철자와 소리, 핵심어 뜻지문에 필요한 단어만 먼저 확인
한국어 뜻을 알려줘도 모른다개념 자체를 처음 접했는지그림이나 익숙한 한국어 사례로 개념 설명
문장은 아는데 글의 핵심을 못 찾는다문장 사이의 반복어와 관계문단마다 중요한 단어 하나 고르기

세 경우를 모두 ‘독해력이 부족하다’고 묶으면 보충할 내용도 너무 커진다. 어느 단계에서 처음 멈췄는지를 기록하면 다음 설명의 범위를 좁혀볼 수 있다.

한 문장도 겨우 읽는데 글 전체의 핵심까지 찾기는 어렵다

비문학 Reading에서는 본문을 읽은 뒤 글의 주제나 핵심 내용을 묻는 질문이 자주 나온다.

그런데 학생이 한 문장의 구조를 파악하는 데도 많은 힘을 쓰고 있다면 글 전체를 한 단계 위에서 바라보기는 쉽지 않다.

실제 수업에서도 한 문장씩 확인하면 간신히 뜻을 잡는데, 본문이 끝난 뒤

“그래서 이 글은 무엇에 관한 내용이었어?”

라고 물으면 대답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런 상황에서는 리딩 질문을 아주 짧고 쉬운 영어로 다시 바꿔서 물어보기도 했다.

그래도 대답하지 못하면 한국어로 질문의 의미부터 확인했다.

이 과정에서 느낀 것은 본문을 이해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자신이 질문 자체를 이해하지 못했다는 사실도 제대로 표현하지 않는 학생이 생각보다 많다는 것이었다.

이해하지 못했는데도 이해한 것처럼 넘어가면 교사 입장에서도 어디에서 막혔는지 확인하기 어려워진다.

모르는 것을 질문하는 학생이 오히려 더 빨리 따라왔다

비문학 독해에서는 배경지식이 있는 학생이 확실히 유리하다.

이미 한국어로 알고 있는 과학 개념이라면 영어 단어가 조금 어려워도 기존 지식과 연결하면서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배경지식이 없는 것이 반드시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내가 수업에서 중요하게 본 것은 학생이 무엇을 모르는지 스스로 알고 그것을 질문할 수 있는가였다.

“이 단어를 모르겠어요.”

“이 문장이 무슨 뜻인지 모르겠어요.”

라고 표현하는 학생은 교사가 그 부분을 바로 설명할 수 있다.

반대로 모르고 있는데도 모른다고 말하지 않으면 교사가 개입할 시점을 놓치기 쉽다.

이런 점에서 비문학 독해는 단순한 Reading 능력뿐 아니라 자신이 무엇을 이해하고 무엇을 모르는지를 파악하는 능력도 중요하다고 느꼈다.

틀리는 것이나 모르는 것을 표현하는 태도에 대해서는 초등학생 영어 자신감, 틀릴까 봐 대답하지 않는 아이들에서도 비슷한 경험을 다뤘다.

한국어로도 낯선 개념이라면 설명 순서가 달라진다

가령 자석을 다루는 글에서 A magnet pulls an iron nail. It does not pull a paper card.라는 문장을 만났다고 해보자. 설명용으로 직접 만든 예문이다. magnet의 한국어 뜻만 알려준 뒤 곧바로 주제를 묻기보다, 자석·쇠못·종이 카드 그림에서 어느 것을 끌어당긴다는 말인지 연결하게 할 수 있다.

영어 표현이 없어도 자석이 하는 일을 알고 있다면 언어 설명을 줄여도 될 수 있다. 반대로 한국어로도 개념이 처음이라면 그림이나 짧은 시범으로 뜻을 연결한 뒤 영어 문장으로 돌아가는 편을 택하고 싶다. 두 경우를 같은 추가 단어 암기 과제로 처리할 필요는 없다.

문장 구조에서 막힌 경우에는 파닉스 이후 문장 읽기 글로 이어갈 수 있다. 이 글에서는 새로운 개념을 이미 아는 지식과 연결하는 일에 더 비중을 둔다.

비문학 독해는 영어로 새로운 것을 배우는 과정에 가깝다

스토리북은 이야기를 따라가는 과정에서 모르는 표현을 어느 정도 추측할 수 있다.

하지만 비문학에서는 영어를 읽는 동시에 새로운 지식까지 이해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초등 영어 비문학 독해를 잘하려면 단어 공부만으로도, 배경지식만으로도 충분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기본적인 어휘와 문장 구조가 필요하고, 처음 보는 개념이 나왔을 때 모르는 것을 질문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한 문장을 해석하는 데서 끝나지 않고 여러 문장이 어떤 하나의 내용을 설명하고 있는지 연결해서 보는 연습도 필요하다.

결국 내가 수업하면서 느낀 비문학 Reading의 어려움은 단순했다.

비문학 독해는 영어를 읽는 공부이면서 동시에 영어로 새로운 개념을 배우는 공부이기 때문이다.

영어와 새 개념을 동시에 익히는 부담은 영국문화원의 어린이 영어 학습 과정 안내에서도 다룬다. 비문학 독해에 적용할 때는 아이가 개념을 한국어로 이미 아는지부터 따로 확인한다.

영어책을 소리 내어 읽지만 줄거리를 모르는 아이에게 해본 질문

초등 영어 리딩에서 읽은 내용을 이해하고 설명하는 학생

한 문단을 자연스럽게 소리 내어 읽은 뒤 ‘무슨 이야기였어?’라고 물었는데 대답하지 못하는 학생이 있었다. 발음과 속도만 보면 읽기를 잘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중요한 단어 하나를 고르는 일부터 다시 필요했다.

초등 영어 리딩에서 확인하려는 것은 파닉스 실력만이 아니다. 소리로 읽은 문장이 의미로 이어지는지, 그리고 아이가 읽은 내용을 자기 말로 남길 수 있는지다.

파닉스를 잘한다고 독해까지 되는 것은 아니었다

이런 학생들의 공통점 중 하나는 파닉스 훈련이 비교적 잘 되어 있다는 점이었다.

철자와 소리를 연결하는 데 익숙하기 때문에 처음 보는 단어도 어느 정도 소리 내어 읽을 수 있다. 문장을 따라 읽는 속도도 나쁘지 않다.

문제는 학생의 관심이 “이 문장을 어떻게 읽을까?”에만 머물러 있는 경우다.

한 문장을 소리 내어 읽고 바로 다음 문장으로 넘어간다. 읽는 순간에는 발음과 속도에 집중하지만, 방금 읽은 문장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따로 생각하지 않는다.

이런 방식이 반복되면 한 페이지를 끝까지 읽고도 내용은 거의 남지 않을 수 있다.

특히 파닉스를 막 지나 Reading으로 넘어가는 시기에는 “읽었다”는 것 자체가 큰 성취이기 때문에 학생도, 때로는 주변에서도 읽기 속도나 발음을 먼저 보게 된다.

하지만 파닉스 다음 영어 공부, 리딩과 문장 구조를 어떻게 연결할까에서도 정리했듯 파닉스는 영어 읽기의 출발점이지, 내용을 이해하는 독해까지 자동으로 만들어주는 단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읽기·이해·문장 바꾸기를 한 번에 점수화하지 않습니다

같은 짧은 글을 가지고 네 단계를 따로 기록할 수 있도록 파닉스 이후 영어 학습 관찰지를 만들었다. 읽기는 되는데 내용만 막히는지, 내용은 아는데 문장을 바꾸지 못하는지를 분리하기 위한 자료다.

한 문단을 읽고 키워드를 물어보면 이해도가 보였다

학생이 실제로 글을 이해했는지 확인할 때 나는 단순히 다시 읽게 하는 것보다 다른 질문을 해보는 편이다.

예를 들어 한 문단을 읽힌 뒤,

  • 이 문단에서 가장 중요한 단어는 무엇인지
  • 가장 중요한 문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 결국 이 문단이 무엇에 대한 이야기인지

를 물어본다.

이 질문에 답하려면 학생은 문장을 단순히 소리로만 처리해서는 어렵다.

여러 문장 중 어떤 정보가 중요한지 구분해야 하고, 각각의 문장이 무엇을 말하는지도 어느 정도 이해해야 한다.

처음에는 키워드를 전혀 고르지 못하는 학생도 있다. 본문에 나온 단어 아무거나 이야기하거나 첫 번째 문장을 그대로 선택하기도 한다.

그럴 때는 다시 문단을 보면서 “이 문장과 이 문장에 반복되는 내용이 뭐지?”처럼 조금씩 범위를 줄여준다.

중요한 것은 처음부터 정답을 맞히게 하는 것이 아니라, 문장을 읽은 뒤 의미를 생각하는 습관을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네 문장을 읽고 어디까지 이해했는지 확인해보기

아래는 방법을 보여주려고 직접 만든 짧은 지문이다. 교재에서 가져온 글이나 특정 학생의 실제 답변 기록은 아니다. 먼저 읽어보고, 소리 내어 읽은 뒤에는 질문을 하나씩 해볼 수 있다.

Jin has a red bag. He puts an apple in the bag. At school, he gives the apple to Mina. Mina eats it at lunch.

처음부터 “주제가 뭐야?”라고 묻기보다는 “사과를 가방에 넣은 사람은 누구야?”라고 묻는다. 이어서 “Mina가 먹은 것은 뭐야?”, “사과는 누구에게서 누구에게 갔어?”라고 질문을 넓힌다. 마지막 질문에서는 Jin의 행동과 Mina의 행동을 연결해야 한다.

  • red bag만 말한다면: 눈에 남은 단어를 고른 것일 수 있다. 그 답을 바로 틀렸다고 하기보다, 사과를 준 문장을 찾아보게 한다.
  • “가방 이야기”라고만 한다면: 중요한 물건은 찾았지만 사건을 설명한 것은 아니다. “Jin이 가방에 넣은 것은 어디로 갔어?”라고 범위를 좁혀볼 수 있다.
  • “Jin이 사과를 줬고 Mina가 먹었어”라고 한다면: 두 인물의 행동을 연결한 답이다. 정확한 영어 요약문을 만들지 못해도 이 답 자체로 확인할 수 있는 이해가 있다.

이 예시에서는 it이 사과를 가리킨다는 점도 중요하다. 마지막 문장만 다시 읽게 할 것이 아니라, “먹은 것은 가방일까, 사과일까?”라고 묻고 앞 문장으로 돌아가게 할 수 있다. 핵심 단어 하나를 고르게 하는 질문과, 단어 사이의 관계를 말하게 하는 질문은 확인하는 내용이 다르다.

대답이 늦다고 곧바로 독해가 부족하다고 판단하지는 않는다. 글을 보면서 답할 기회를 주고, 한국어 질문이 이해됐는지 먼저 확인한다. 말로 답하는 것이 부담스러우면 Jin과 Mina 아래에 각각의 행동을 연결하게 해도 된다. 이 활동은 점수를 매기는 검사가 아니라 다음 설명의 출발점을 찾는 용도다.

잘 읽는 것처럼 보여서 오히려 놓치기 쉬웠다

오히려 이런 학생은 영어를 전혀 읽지 못하는 학생보다 어려움을 발견하는 데 시간이 걸릴 수 있다.

단어 하나하나에서 계속 막히는 학생은 문제가 눈에 바로 보인다.

반면 소리 내어 읽기가 유창한 학생은 수업을 겉으로는 잘 따라오는 것처럼 보인다. 교재도 끝까지 읽고, 발음도 크게 틀리지 않는다.

하지만 내용 확인 질문을 해보면 그때서야 실제 이해도가 드러난다.

이 부분은 영어 독해 이해도, 정답을 맞혔다고 내용을 이해한 것은 아니다와도 연결된다.

문제를 맞힌 것만으로 이해도를 판단하기 어렵듯, 글을 매끄럽게 읽었다는 사실만으로 독해력을 판단하기도 어렵다.

그래서 Reading 수업에서는 학생에게 읽게 하는 것 자체보다 읽은 뒤 무엇이 남았는지를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영어로 설명하지 못해도 한국어로는 말할 수 있어야 한다

학생이 읽은 내용을 제대로 이해했는지 확인할 때 반드시 영어로 완벽하게 설명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특히 초등학교 2~4학년 정도라면 내용을 이해하고 있어도 자신의 생각을 영어 한두 문장으로 정리하는 것은 또 다른 어려움일 수 있다.

그래서 영어로 설명하기 어렵다면 한국어로라도 말해보게 한다.

예를 들어 한 문단을 읽은 뒤 최소한

“이 부분은 주인공이 왜 학교에 늦었는지 설명하는 내용이에요.”

정도로라도 이야기할 수 있다면, 적어도 학생이 읽은 내용의 중심을 어느 정도 파악했다고 볼 수 있다.

반대로 영어 문장은 막힘없이 읽었는데 한국어로 물어봐도 무슨 이야기인지 전혀 설명하지 못한다면, 소리를 읽었을 뿐 의미까지 연결하지 못했을 가능성을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내가 생각하는 초등 영어 리딩의 기준은 그래서 발음이나 속도에서 끝나지 않는다.

적어도 자신이 읽은 내용을 한두 문장으로 정리할 수 있는 단계까지가 Reading에 포함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음 책을 고를 때는 멈춘 지점을 가져간다

읽기 속도가 좋아진 것은 분명한 발전이다. 여기에 내용을 설명하는 질문 하나를 더하면 다음 책에서 무엇을 도와줄지 정하기 쉬워진다. 인물은 찾지만 행동의 연결을 놓친다면 긴 책으로 올리기 전에 짧은 문단에서 그 관계를 확인할 수 있다.

같은 질문이 다른 글에서도 어려운지는 파닉스 이후 영어 학습 관찰지에 남길 수 있다. 오늘 한 지문의 답으로 수준을 정하기보다, 어떤 질문에서 어떤 도움이 필요했는지를 다음 수업에 전달하는 기록이면 충분하다.

소리 내어 읽기와 내용 이해를 구분하는 배경은 미국 읽기교육 자료원 Reading Rockets의 단어 해독과 언어 이해를 나누는 설명에서 더 볼 수 있다. 이 글의 질문은 이를 점수 검사로 옮긴 것이 아니라 수업에서 이해를 살피려는 예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