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해석: 영어 지문을 한국어로 해석해줘야 할까? 영어로만 수업하며 느낀 점

영어 지문을 읽으며 한국어 해석이 필요한 부분을 확인하는 한국 초등학생 이미지

초등 영어 리딩 수업을 하다 보면 영어 지문을 어디까지 한국어로 해석해줘야 하는지 고민하게 된다.

내가 수업하는 어학원은 Reading, Listening, Writing, Speaking 수업을 대부분 영어로 진행한다. 리딩 본문을 설명할 때도 문장을 그대로 한국어로 번역하기보다는 학생들이 모를 만한 단어를 더 쉬운 영어로 풀어서 설명하고, 문장이 모이면 그 문단에서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 다시 정리하는 방식으로 수업한다.

이런 방식에는 분명 장점이 있다. 하지만 실제로 초등학생들을 가르쳐보면 영어를 영어로 설명한다고 해서 항상 더 잘 이해하는 것은 아니었다.

영어 지문 해석: 지문을 바로 한국어로 번역하지 않는 이유

영어 문장을 이해하지 못했다고 해서 곧바로 한국어 뜻부터 알려주지는 않는다.

우선 학원의 수업 방침 자체가 영어 사용을 중심으로 하고 있고, 학생이 모르는 표현도 영어로 다시 질문하고 설명하는 과정에서 영어를 사용하는 양이 늘어나는 장점이 있다.

한국어 사용을 줄였을 때 학생들이 영어로 반응해야 하는 상황이 많아지는 것은 실제 수업에서도 느꼈다.

예를 들어 학생이 모르는 단어가 나오면 그 단어의 한국어 뜻을 바로 말하기보다 학생이 이미 알고 있는 쉬운 영어 단어 두세 개를 이용해 의미를 연결하려고 한다.

설명이 조금 완벽하지 않더라도 학생 눈높이에서 “아, 이런 의미구나”라고 연결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영어 지문 해석: 저학년에게 영어로만 설명하는 것은 한계도 있었다

반면 초등학교 1~2학년 정도의 학생들에게는 이런 방식이 잘 통하지 않는 경우도 많았다.

간단한 스토리북을 읽다가 옷장이나 treasure hunt처럼 학생이 모르는 표현이 나오면 영어로 한 번 설명하고, 다시 더 쉬운 영어로 풀어 설명해도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이때는 영어 설명 능력의 문제가 아니라 학생에게 연결할 수 있는 기본 단어 자체가 부족한 것이다.

한국어 뜻을 알려주면 순간적으로 “그렇구나” 하고 넘어갈 수 있지만, 이후 본문 내용에 대해 다시 질문하면 여전히 대답하지 못하는 학생도 있었다.

이런 경험을 보면 문제의 핵심이 단순히 영어로 설명했느냐, 한국어로 설명했느냐에만 있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기본적인 단어 학습이 되어 있지 않으면 어느 언어로 설명해도 본문의 내용을 충분히 따라가기 어렵다.

영어 지문 해석: 그렇다고 모든 문장을 한국어로 해석하는 것도 답은 아니다

반대의 문제도 있다.

학생이 “모르는 건 어차피 선생님이 한국어로 해석해준다”고 생각하기 시작하면 수업 전에 단어를 공부하거나 스스로 문맥을 추측하려는 필요성을 느끼지 못할 수 있다.

실제로 단어 공부를 충분히 하지 않은 채 수업에서 설명을 기다리는 학생도 있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한국어를 무조건 사용하면 안 된다는 입장도, 모든 문장을 한국어로 번역해야 한다는 입장도 둘 다 맞지 않다고 본다.

학생의 나이와 현재 영어 수준에 따라 달라져야 한다.

저학년, 개인적으로는 초등학교 3학년 정도까지는 필요한 경우 한국어를 활용해 의미를 정확하게 연결해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반면 4~5학년 이후 중학교 영어 학습을 준비하는 시점부터는 의도적으로 한국어 의존도를 줄이고 영어로 읽고, 듣고, 질문하고, 대답하는 경험을 조금씩 늘릴 필요가 있다.

영어 지문 해석: 영어 몰입수업에서도 학생의 참여가 중요했다

영어로만 수업하는 방식의 가장 큰 한계 중 하나는 학생이 질문하는 것을 어려워할 수 있다는 점이다.

내용을 모르는 것과 그것을 영어로 질문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다.

결국 이해하지 못했는데도 질문하지 않고 넘어가는 학생이 생길 수 있고, 이런 경우 수업 참여도 자체가 낮아진다.

같은 수업을 들어도 학생이 얼마나 질문하고 반응하느냐에 따라 실제로 가져가는 내용의 차이가 커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내가 직접 초등 영어 리딩 커리큘럼을 만든다면 ‘영어 100%’처럼 언어의 비율부터 정하기보다 학생이 내용을 이해하면서도 점차 영어 사용량을 늘릴 수 있는 구조를 먼저 만들 것 같다.

또 파닉스를 마친 뒤 바로 리딩 양만 늘리기보다, 최소한의 문장 구조와 기본 문법 체계도 함께 잡아줄 것 같다.

문법에 얽매여 말을 못하게 만드는 방식에는 동의하지 않지만, 영어 문장을 이해할 최소한의 구조까지 없이 읽기만 반복하는 것도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결국 영어 지문을 한국어로 해석해줘야 하는지를 하나의 원칙으로 정하기보다 학생이 지금 무엇을 모르고 있는지를 보고 필요한 만큼 도구로 사용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영어 독해 방법: 영어 본문은 해석했는데 내용을 모르는 학생, 단어에서 길을 잃는 이유

영어 독해 방법을 연습하며 영어 본문을 읽는 한국 초등학생 이미지

영어 독해 방법을 고민하며 리딩 수업을 하다 보면 본문을 끝까지 읽고 설명까지 들었는데, 정작 “그래서 이 글이 무슨 내용이야?”라고 물으면 대답하지 못하는 학생이 생각보다 많다.

내가 수업하는 학원은 Reading, Listening, Writing, Speaking 수업을 대부분 영어로 진행한다. 본문을 읽은 뒤 내용을 확인하는 comprehension question 역시 영어이고, 학생들도 영어로 답해야 한다.

그런데 과학이나 지구과학처럼 생소한 개념과 어려운 단어가 함께 등장하는 비문학 지문에서는 학생들이 어느 순간부터 내용을 놓치는 경우가 자주 있었다.

모르는 단어 하나에서부터 글 전체를 놓치기 시작했다

행사 신청 방법처럼 1, 2, 3, 4의 순서가 명확하게 제시되는 글은 비교적 쉽게 따라간다.

반면 행성, 자연현상, 과학 원리처럼 새로운 정보를 설명하는 글에서는 상황이 달랐다. 모르는 단어가 등장하면 학생의 시선이 그 단어에 머물고, 이후 문장을 읽더라도 앞에서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 연결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었다.

결국 문제는 단순히 영어 문장을 한국어로 번역하지 못한다는 것보다 더 컸다.

한 문장에서 막힌 뒤 다음 문장과의 연결이 끊기고, 문단의 핵심 내용도 놓친다. 마지막까지 읽고 나면 개별 단어 몇 개는 기억하지만 글 전체가 무엇을 설명하고 있었는지는 모르는 상태가 된다.

특히 단어 학습을 충분히 하지 않은 학생에게 이런 모습이 더 자주 나타났다.

영어로 단어 뜻을 풀어서 설명해보기도 했다

수업에서는 모르는 단어가 나올 때마다 바로 한국어 뜻을 알려주기보다는 가능한 경우 영어 안에서 의미를 이해하게 해보려고 했다.

예를 들어 invisible이 나오면 바로 “보이지 않는”이라고 번역하기보다,

visible은 볼 수 있다는 의미이고 invisible은 그 반대라고 설명하는 식이다.

또 긴 본문을 한꺼번에 이해시키기보다 문단이 끝날 때마다 “여기에서는 무엇을 이야기했는지” 간단하게 정리했다.

이 방식이 잘 통하는 학생들도 있었다. 그런데 모든 학생에게 같은 효과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

수업 전에 단어를 어느 정도 공부해온 학생은 새로운 단어 몇 개만 설명해줘도 글의 흐름을 다시 따라왔다. 반대로 단어 공부를 거의 하지 않은 학생은 설명해야 할 단어 자체가 너무 많았다.

등원하는 차량 안에서 급하게 단어를 보고 시험을 보면 열 개 중 한두 개 정도만 맞히는 학생도 있었다. 그런 상태에서는 선생님이 수업시간에 아무리 글의 흐름을 설명해도 따라오기 어렵다.

다시 수업한다면 먼저 예습을 시킬 것 같다

지금 다시 같은 리딩 수업을 한다면 본문을 처음 보는 시간을 수업시간으로 만들지 않을 것 같다.

수업 전에 먼저 한 번 읽어보고, 모르는 단어를 표시해오게 할 것이다.

꼭 영어 사전을 이용해 완벽하게 정리할 필요도 없다. 처음에는 모르는 단어 아래에 한국어 뜻을 간단하게 적어오는 정도라도 괜찮다고 본다.

중요한 것은 수업에서 처음 보는 어려운 단어를 해독하느라 모든 집중력을 사용하는 상황을 줄이는 것이다.

그 상태에서 수업에 들어오면 문장 해석보다 문단의 핵심, 앞뒤 내용의 관계, 글 전체가 전달하려는 정보를 보는 데 더 많은 시간을 사용할 수 있다.

영어 독해 방법을 고민하면서 결국 단어 학습으로 돌아왔다

영어 독해 방법을 이야기할 때 흔히 문장의 구조나 요약 방법을 먼저 떠올린다. 물론 둘 다 중요하다.

하지만 초등학생을 실제로 가르치면서 느낀 것은 그 전에 일정 수준의 단어 학습이 되어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특히 수업시간이 제한되어 있고 한 반에 여러 학생이 함께 공부하는 학원에서는 한 학생이 모르는 단어를 처음부터 끝까지 개별적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그래서 학원을 다니는 것 자체만으로 영어 학습이 완성되지는 않는다고 생각한다.

학원 수업에서 분명 도움을 받는 학생들도 많다. 다만 내가 수업에서 본 학생들 가운데서는 집에서 단어를 외우고, 본문을 한 번 읽어보고, 수업 내용을 복습하는 학생이 같은 수업에서도 훨씬 많은 것을 가져가는 경우가 많았다.

학부모 입장에서 시간이 부족해 학원에 학습을 맡길 수밖에 없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그렇더라도 초등학생에게 모든 학습을 스스로 관리하기를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

적어도 단어를 제대로 외웠는지 확인하고 다음 수업의 본문을 한 번 읽어보게 하는 정도의 도움만 있어도 수업에서 얻어가는 것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본문을 해석했는데도 내용을 모르는 학생에게 필요한 것은 때로 더 많은 해석 설명이 아니라, 본문을 이해할 수 있을 만큼의 단어 준비와 글 전체를 연결해서 읽는 연습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