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 영어 4대 영역, 모두 같이 배우는 것이 항상 효율적일까

Reading 본문을 겨우 따라온 학생에게 곧바로 Writing과 Speaking까지 요구하면, 네 영역을 고르게 배우는 것이 아니라 여러 활동에서 같은 어려움이 이어질 수 있었다.

초등 영어 4대 영역인 읽기·듣기·말하기·쓰기는 모두 필요하다. 다만 같은 날 같은 비중으로 다뤄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학생이 어느 단계에 있는지에 따라 네 영역의 순서를 어떻게 달리 볼지 이야기해보려 한다.

Reading도 어려운데 Writing까지 해야 하는 학생들

학생의 기초가 부족하면 한 영역에서 생긴 문제가 다른 영역으로 그대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예를 들어 단어를 충분히 공부하지 않은 학생은 Reading 본문부터 막힌다. 문장을 소리 내어 읽어도 단어의 뜻을 모르기 때문에 내용을 연결하기 어렵다.

이 상태에서 Writing으로 넘어가면 상황은 더 어려워진다.

무슨 내용을 써야 할지도 생각해야 하고, 필요한 단어도 떠올려야 하며, 주어와 동사를 맞춰 문장까지 직접 만들어야 한다.

실제 Writing에서는

She like pizza.

처럼 3인칭 단수 -s를 빠뜨리거나, be동사와 일반동사를 섞는 기본적인 오류도 반복해서 나타났다.

Speaking에서도 마찬가지다.

질문을 이해했더라도 문장을 만드는 기본적인 구조가 없다면 한 단어로만 대답하거나 아예 말을 하지 않는 학생이 생긴다.

그래서 학생이 네 영역을 모두 공부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네 영역이 모두 함께 성장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느꼈다.

네 영역보다 먼저 필요한 기초가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초등 영어에서 특히 중요하게 보는 것은 단어와 기본적인 문장 구조다.

개인적인 수업 경험으로는 초등 단계에서 단어 학습의 비중이 상당히 크다고 느낀다. 단어를 읽고 뜻을 알아야 Reading을 할 수 있고, 실제 발음을 알아야 Listening에서도 알아들을 수 있다.

그 위에 최소한의 문장 구조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Tom likes soccer.

라는 문장을 봤을 때 누가 행동하는지, 어떤 행동을 하는지, 그 행동의 대상이 무엇인지 정도는 구분할 수 있어야 한다.

처음부터 복잡한 문법 용어를 외우게 하자는 의미는 아니다.

하지만 이런 기본 구조도 모르는 상태에서 Reading, Listening, Speaking, Writing을 동시에 요구하면 학생 입장에서는 네 가지 영역을 모두 배우는 것이 아니라 네 가지 영역에서 동시에 어려움을 경험하게 될 수도 있다.

파닉스 이후 기본 문장 구조를 먼저 가르치고 싶다고 생각한 이유도 파닉스 다음 영어 공부, 리딩과 문장 구조를 어떻게 연결할까에서 정리한 적이 있다.

그렇다고 4대 영역을 따로 떼어놓을 필요도 없다

반대로 초등 영어 4대 영역을 함께 공부하는 것 자체가 잘못됐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기초가 어느 정도 있는 학생에게는 오히려 서로 연결해서 공부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Reading에서 배운 단어가 Listening에서 다시 등장하면 같은 단어를 소리로도 익힐 수 있다.

읽었던 표현을 Writing에서 직접 사용해보면 그 문장 구조를 실제로 알고 있는지도 확인할 수 있다.

Speaking을 시켜보면 문제에서는 잘 맞히던 문법을 실제 문장에서는 제대로 사용하지 못한다는 사실이 드러나기도 한다.

내가 초등 영어 Writing, 직접 쓰라고 하면 막히는 이유에서 Writing의 장점으로 봤던 것도 이런 부분이다. 직접 문장을 만들어보면 학생이 무엇을 실제로 알고 있는지가 훨씬 잘 보인다.

즉 네 영역은 서로 분리된 과목이라기보다 연결되어 있다.

문제는 학생이 그 연결을 감당할 기초가 있는가라고 생각한다.

네 영역을 똑같이 나누지 않는 세 가지 경우

현재 모습당분간 더 둘 비중연결할 다음 활동
단어를 읽는 데 자주 멈춤읽기 전 어휘와 소리익힌 단어가 든 짧은 문장 듣기
읽지만 자기 문장을 못 만듦문장 구조와 짧은 Writing쓴 문장을 그대로 말해보기
문장을 만들지만 들으면 놓침익숙한 문장의 Listening대본 확인 뒤 다시 듣기

이 비중은 고정된 커리큘럼이 아니다. 한 영역이 다른 영역의 발목을 잡지 않을 정도가 되면 다시 연결 범위를 넓힌다.

학생 수준에 따라 영역별 비중을 다르게 두고 싶다

내가 직접 초등 영어 커리큘럼을 만든다면 처음부터 네 영역을 정확히 25%씩 나누지는 않을 것 같다.

파닉스를 배우는 단계에서는 철자와 발음을 연결하고 기본적인 단어를 읽는 데 더 많은 시간을 사용할 것이다.

그 다음에는 어휘와 함께 주어와 동사를 중심으로 한 기초적인 문장 구조를 익히게 하고 싶다.

이 기반이 생기면 Reading의 비중을 늘리고, 읽은 내용을 이용해 짧은 Writing과 Speaking을 연결할 수 있다.

Listening 역시 단순히 문제를 많이 듣는 것보다 이미 알고 있는 단어가 실제로 어떤 소리로 들리는지 연결하는 과정부터 시작할 수 있다.

학생이 성장할수록 네 영역의 비중을 점차 넓히는 방식이다.

결국 내 생각은 네 영역 중 하나만 중요하다는 것이 아니다.

학생의 현재 단계에 따라 무엇을 먼저 충분히 익히고, 어떤 영역을 조금 뒤에 확장할지 순서를 정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같은 내용을 네 번 다른 방식으로 써본다면

다음은 연결 수업을 구상한 예시다. Mina has a small box.를 읽고 뜻을 연결했다면, 같은 문장을 듣고 그림에서 Mina의 물건을 고르게 할 수 있다. 이어서 small을 big으로 바꾸어 말하고, 마지막에 바꾼 문장 한 줄을 쓰게 한다.

읽기에서는 되는데 듣기에서만 멈추면 음원과 철자를 연결하는 시간을 더 줄 수 있다. 말로 바꾸기는 되는데 쓰기에서만 멈추면 철자나 문장부호를 확인한다. 네 활동을 모두 끝낸 횟수보다 어느 전환에서 도움을 받았는지 보는 것이다.

이 순서는 모든 수업의 고정 절차가 아니다. 말하기가 쉬운 아이는 먼저 말하고 글로 확인할 수 있고, 새 단어를 읽는 것도 버겁다면 짧은 듣기와 읽기에 그날의 비중을 둘 수 있다. 네 영역을 목록에 넣는 것과 서로 연결해 쓰게 하는 것은 다르다고 생각한다.

영역별로 다른 활동을 고르려면 영국문화원의 어린이 영어 자료 이용 안내를 참고할 수 있다. 듣기·읽기·쓰기·어휘 자료가 구분되어 있어, 이번 수업에서 도움을 줄 영역부터 선택하기 좋다.